오키 오키 오키나와
2019년 10월. 우리는 웨딩 셀프 촬영을 핑계로 아내가 학창 시절 교환 학생으로 1년간 공부했던 추억이 있는 오키나와로 향했다. 이곳은 9~10월에도 태풍이 지나가지만, 우리가 가는 오키나와는 태풍을 보내고 맑은 하늘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오키나와는 대중교통이 많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렌터카 예약을 해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소형 자동차 아쿠아를 빌렸다. (최고 연비 43km까지 보았다. 와우!)
에메랄드 빛 바다
우리는 보통 바다 색깔이 이쁘다고 말할 때, '에메랄드 빛'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생애 최초로 찐 에메랄드 빛의 바다를 보았다. 내가 보는 이 바다가 바로 지구에서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의 일부라는 사실이 이 아름다운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오키나와 소바
촬영 장소로 이동하던 중 배가 고파서 들른 오키나와 소바집. 소키 소바(ソーキそば)(돼지 갈비)와 산마이니쿠 소바(三枚肉そば)(삼겹살)를 주무하였다. 담백하면서도 진한 육수가 속을 달래주었고, 푸짐한 고기와 고소한 면발이 참 맛있었다. 처음 먹어보는 모즈쿠(もずく)(큰실말이라고 하는 해초)도 새콤하면서도 식감이 독특하여 반찬으로 손색이 없었다. 셀프 촬영용 웨딩드레스와 정장을 입어서 불편할 법 한대도 불편함을 모르고 정신 없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오키나와 소바 식당 当南食堂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오리온 맥주
힘든 촬영을 마치고 저녁은 숙소 앞 이자카야에서 간단하게 한잔 하기도 하였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인기있는 맥주는 오리온 맥주. 오리온 맥주는 오키나와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맥주 제조회사이다. 1957년 설립된 어느 정도 역사가 있는 맥주 회사이다. 일본 전국 기준 점유율은 0.9%에 불과하지만 오키나와현 내에서는 5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고 한다. 더운 지방이다 보니 맥주가 굉장히 시원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정도로 시원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한모금 마시면 지친 하루의 피로가 맥주와 함께 식도를 타고 쭉 내려가는 듯 하였다. 야근하고 집에 와서 마신다면 세상 행복할 수 있을것만 같은 맛이랄까.
여름만 되면 생각나는 고야참푸르(ゴーヤチャンプル 여주 볶음)
고야는 여주, 참푸르는 뒤섞다는 뜻을 가진 말로 볶음 요리를 지칭한다. 여주와 돼지고기(또는 햄, 베이컨 등), 계란, 숙주 등을 함께 볶아 내어주는 이 음식은 오키나와에서 맛본 후 매년 여름마다 생각나서 해먹는 음식이 되었다. 여주의 쌉쌀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먹고 먹어도 또 먹고 싶은 맛이다. (지금도 먹고 싶다.) 쌉쌀한 맛을 계란이 부드럽게 감싸준다.
숙소 앞 이자카야 Shima-chan
묵었던 숙소 오키나와 그랜드 메르 리조트
마치며
웨딩 촬영이라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오키나와는 정말 매력적인 여행지였다. 또한, 우리나라 어딘가에서도 맛볼 수는 있지만, 쉽게 찾기가 어려운 오리온 맥주를 어딜 가나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이 곳을 가야하는 또 하나의 큰 이유이다. 홍길동이 조선을 떠나 세운 율도국이 오키나와(류큐 왕국)라는 설이 있는 만큼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고 일본과는 또 다른 느낌과 매력을 지닌 곳이다. 운전을 하느라 맥주를 마시지 못해서 오키나와에서의 맥주 관련 포스팅은 더 이상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맛있는 음식을 먹은 기억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오키나와 여행 2탄도 올려볼 생각이니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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