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먹기 전에
나는 여행 중 가장 큰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면 1일 7끼를 계획하고 간다.
조식 - 아침(조식과는 다름) - 아점 - 점심 - 점저 - 저녁 - 야식
여행 2일차의 저녁을 먹기 전, 호텔 앞 세븐일레븐을 털어서 호텔에 들어와 잠시 쉬면서 간식도 섭취하였다. 오늘의 간식은 타마고 산도! 산도는 샌드위치의 샌드를 일본식 발음으로 한 것일테고 타마고는 달걀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달걀 샌드위치인데, 세븐일레븐의 타마고 산도가 유명하다고 하여 사 보았다. 한 입 베어물면 부드러움이 가득한 빵과 역시 부드러움이 가득한 달걀 마요네즈 무침(?)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일본의 편의점 음식이 정말 좋은 것은, 원가 절감을 위해서 음식에 장난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 편의점의 샌드위치는 샌드위치 소가 포장지 뜯기 전 눈에 보이는 곳에 묻어만 있고 안 쪽으로 갈수록 줄어드는데 일본 편의점의 샌드위치는 꽤 안쪽까지 소가 차 있었다. 일단 소비자로서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여행지에서 식당 고르기
아기가 낮잠을 자고 저녁 시간이 지나서야 일어나서 조금 늦게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어제 지나가면서 점찍어두었던 식당은 실내 흡연이 가능한 곳이라 못 가고, 아기를 데리고 갈 만한 식당들은 마감 30분을 남기고 있거나 자리가 없었다.
지나가다 보니 '오빠야'라는 한글 간판이 있는 식당도 있었고 안에는 한국인들로 가득해 보였는데, 여행지에서까지 한식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인들 바글바글한 곳을 가기는 싫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잘 모르는 우리 만의 식당을 발굴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여행지 맛집은 어차피 '내가 가본데가 제일 맛집'이고 다른 식당과의 비교는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집을 굳이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리가 점점 아프고 바람도 쌀쌀하게 느껴질 때쯤, 야키토리 집인데 내부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그닥 야키토리 집 같지는 않고, 조명도 너무 밝아서 술 마실 분위기인가 싶고, 가게도 넓지 않고 자리도 없어서 지나쳤던 그 집에 자리가 하나 났길래 그냥 들어가보기로 하였다.
다리 아프게 돌아다녀서 술맛이 좋은건가
삿포로 쿠로(블랙) 라벨 (サッポロ 黒ラベル) 생맥주를 주문하였다. 이 집은 일단 술 먼저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사실 너무 지쳐 있어서 맛의 디테일까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친 몸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듯한 그 느낌만큼은 기억이 난다. 꿀꺽, 꿀꺽 크으으~ 쿠로 라벨은 Pale Ale이라고 하는데, 일본 편의점에는 흔하게 판매하지만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한 번 더 가야 하나?


풋콩에 얽힌 추억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에다마메 (えだまめ(枝豆)) . 가지 달린 콩이란 뜻이고 풋콩에 소금간을 살짝 하여 삶은 음식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떤 단체에서 자매 도시 교류 같은 것으로 참여해서 시즈오카에서 홈스테이를 일주일 정도 한 적이 있다. 그 집의 아주머니는 한국 분이셨는데, 주말에 동네에서 열리는 축제에 나를 데려가셔서 이 에다마메를 사주셨던 기억이 있다. 어릴 때는 안주로 먹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콩에 소금간 해서 삶은 이 단순한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그리고 아주머니께서 정말 아들처럼 대해주시던게 생각나서 아직까지 이 음식을 보면 기분이 좋고 그 때가 생각난다.


이 가게를 진작 들어오지 않은 이유
처음 지나가면서 분위기를 보았을 때, 너무 밝기도 하고, 전통적인 느낌이 살짝 부족해서였다. 인테리어 신경 안 쓰고 그냥 젊은 사장님들이 노하우 없는 상태에서 '장사나 해볼까?' 하고 으쌰으쌰 해서 차린 가게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래도 들어온 이상 즐겨보기로 하였다.

부위별로 맛보는 닭꼬치
일본 드라마(중에서도 술 마시는 주제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 야키토리가 자주 등장한다. 우리나라 닭꼬치와 차이는 닭의 각 부위별로 구워서 팔고, 학생들 간식이나 휴게소 먹거리로 주로 소비되는 우리나라 닭꼬치와 달리 주로 술안주인 것 같다. 맥주 한 모금에 꼬치 한 입. 훌륭하다.


중간 중간 끼워진 양파가 씹는 맛을 더해주었다. 부위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오른쪽은 모래집으로 보인다. 한 번에 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구워서 그 때 그 때 가져다 주신다. 몇 꼬치 더 주문했는데 사진을 못 찍었다.

달걀 부추 볶음 같은 음식도 훌륭한 안주가 되어 주었다. 저 위에 올라간 절임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조화로운 느낌이다. 일본도 이런 절임류의 음식을 참 많이 잘 먹는 듯 하다. 아침 조식에 나온 절임 3종 세트는 항상 가져다 먹었다.
한 잔 더!

맥주를 순식간에 다 먹어서 다른 술을 주문하였다. 고구마 소츄와 보리 소츄 중 고민하다가 보리 소츄를 온 더 로쿠(락)으로 결정! 아... 고구마 소츄 할 걸 그랬나 보다. 보리 소츄는 맛이 너무 강하고 쓴 맛이 강해서 술의 달달함이 잘 느껴지지가 않았다. 독한 느낌이 있어서 나에게는 그리 맞지 않았다. 그래도 맛있는 안주와 함께 곁들이니 잘 넘어갔다.
마지막 안주로 가라아게(から揚げ) (발음은 '카라아게'인 듯 하나, 표준 표기법으로는 '가라아게'가 맞다고 한다.)를 주문하였다. 얼마 전에 가라아게가 땡겨서 아내에게 몇 번 얘기했더니 주문해주었다. 역시 최고! 우선 비주얼은 내가 알던 가라아게와는 많이 달랐다. 치킨 난반 같은 느낌. 하지만, 갓 조리해서 나온 음식이라 그런지, 따뜻했고 시원한 보리 소츄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치킨이나 피자에는 맥주가 잘 어울리고 사람들이 선호하지만, 가끔은 소주랑 함께 먹는 것도 의외로 잘 어울리고 맛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해보길. (가끔 난 피자에 소주를 곁들인다. 추천)

우리가 간 식당은
구글 지도에서 해당 위치를 확대해 보아도 안 나와서 애플 지도에서 어렵게 찾아내서 그 이름을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니 나왔다. 구글 지도 평점이 4.6이었네? 잘 갔네.
오! 번역기를 돌려보니 야키토리 메론메론 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식당이다.
焼鳥 めろんめろん
焼鳥 めろんめろん · 일본 〒812-0018 Fukuoka, Hakata Ward, Sumiyoshi, 2 Chome−4−3 大蔵マンション博多 1
★★★★★ · 꼬치구이 전문식당
www.google.com
* 위에서도 말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흔한 여행지 맛집은 언제나 "내가 가본 곳이 젤 맛집"이 되기 때문에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맛집으로 소개하려는 것은 아니고 기록 및 참고를 위함이다.
2일차 2부를 마치며
정말 힘든 날이었다. 2일차에 이렇게 힘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되었으나 맛있는거 먹으면서 잘 잊어버렸다. 그리고 힘듬을 안주 삼아 더 맛있게 잘 먹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야식으로 요거트 하나. 사과를 비롯한 두어 가지 과일의 과육이 들어있던 것 같은데, 양도 많고 맛있었다. 저 "메이지" 라는 상표가 굉장히 많이 보인다. "메이지 유신"의 그 메이지인가?

3일차 1부 예고
에비수 생맥주와 흑소 야끼니꾸, 그리고 호빵맨 어린이 박물관 (의외로 재밌었음)

삿포로 블랙 라벨에 대해 알려줘 - ChatGPT
삿포로 블랙 라벨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맥주 양조장 중 하나인 삿포로 양조장이 생산하는 프리미엄 맥주입니다. 엄선된 홉과 맥아, 물을 독특하게 블렌딩하여 양조한 다크 라거입니다.
삿포로 블랙 라벨은 약간의 캐러멜과 약간 씁쓸한 마무리가 있는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5%이며 차갑게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맥주는 품질과 맛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상을 수상했습니다.
삿포로 블랙 라벨은 일본과 세계 여러 지역의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선택입니다. 스시, 사시미, 야키토리와 같은 전통적인 일본 요리와 종종 짝을 이룹니다. 맥주는 병과 캔으로 제공되며 전 세계의 많은 바, 레스토랑 및 소매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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